DRM-free eBook 출판사 비교
"인사이트가 PDF 서비스를 시작합니다." 한국에서 최초로 DRM-free의 eBook을 출간한 회사가 '인사이트'가 아닐까. 4월 18일 저 글이 올라온 이후로 현재까지 인사이트에서는 인사이트 eBook에서 11권의 책을 9800원(뽀모도로 테크닉)~27000원(파이썬 완벽 가이트)를 PDF로 판매하고 있다. 어디 한 플랫폼에 종속되는 것을 싫어해서 그때까지 eBook을 구매한 적이 없었는데 인사이트의 이 판매를 보고 반가워서 응원도 할 겸 이벤트(종이책을 구매하는 사람에게 일정기간동안 파이썬 완벽가이드를 27000->14000으로 할인)도 하는 겸 구매했던 것과 리팩터링 워크북을 포함해 2권을 구매했고 Closure나 Ruby 책도 고민 중에 있다. 그러던 차에 오늘 검색 중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. IT서적 전문의 다른 출판사인 한빛미디어에서도 DRM-free eBook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소개페이지를 발견했다.
IT말고 다른 분야에서도 DRM-free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쨌거나 보는 책의 반 이상, 아니 대다수가 IT관련 책이니 나에게는 좋은 일. "유지보수하기 어렵게 코딩하는 방법: 평생 개발자로 먹고 살 수 있다"라는 무료책을 비롯하여 현재 5권을 판매중이며 가격은 9900원(무료와 자바...를 제외한 나머지 세 책들)~11000원(자바 개발자를 위한 함수형 프로그래밍)로 인사이트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이나 대체로 얇은 책들 위주. 여하튼 굉장히 주관적이고 비논리적인 시각으로 특징을 비교해보자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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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사이트
- 주로 기초 서적
- (페이지 대비) 저렴한 가격
- 레퍼런스 북 위주라 두꺼운 책들
- 출간본 그대로의 모습
- 작은 폰트
- 좌/우 페이지의 좌/우 여백이 다름
- 구매시 불편함
- 하루 2번 배송
- only 무통장입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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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빛미디어
- time to market 같은 책들
- "핵심적인 내용을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조금 거칠지만 100page 내외의 전자책 전용" - 소개 페이지 中
- eBook에 맞춘 편집
- 큰 폰트
- (비교적) 적은 여백, 넓은 행간
- 책보다는 포스팅이나 매거진 느낌
- "보완되고 발전된 노하우가 정리되면 구매하신 분께 무료로 업데이트" - 소개 페이지 中
- time to market 같은 책들
써놓고 나니 책 가격을 페이지에 비례해서 책정한다는건 무척 어리석은 일이지만 모든 책을 읽어볼 수 없으니 그냥 공개된 정보만 훑어보다가 들었던 생각이다. 어느 쪽이 더 좋은가? 어디가 더 많이 팔릴까? 라고 잠깐 생각을 해봤는데 둘 다 썩 좋은 질문은 아닌거 같다. 단순히 '편집'만 가지고 이야기를 하자면, 여백이나 행간은 한빛쪽이 확실히 읽기 좋고 폰트 자체는 인사이트쪽이 읽기 좋고, 작은 폰트는 아이패드류나 데스크탑에서 읽기 편하고 큰 폰트는 5"~7" 정도에서 읽기 편하다. (그 이하의 화면 크기는 PDF 자체가 읽기 불편하다.) 책 종류 자체도 인사이트는 기본서(혹은 레퍼런스)같은 느낌이고 한빛은 실용서(혹은 노하우)같은 느낌이다. 둘 다 필요한 종류의 책들.
비교 이외의 한가지 토픽을 더 던지자면, DRM-free에 대한 정보가 더 없나 검색하다가 "DRM으로부터의 해방, 영원히"라는 글을 읽었다. 사실 eBook이 유행하기 전에도 어둠의 경로로는 만화/소설/잡지 등의 스캔이 떠돌고 있었고 여전히 그렇다. 이런 상황에서 DRM이 없어지면 '무단 복제'가 더 빈번해질까? 판매량이 더 감소할까? 저 링크 속의 글에 있는 "이해할 수 없는 것은, 책 판매량은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. 사실, 판매량은 그 해에 살짝 올라갔다."라는 말이 한국의 실정에도 적용될 수는 없더라도 그 의미를 같이 하지 않을까. 그렇기에 인사이트나 한빛미디어에서도 이런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겠고, 그것을 응원한다 :)